영원한청춘의 시인
박인환 문학관
박인환 상
링컨콘티넨털 리무진이 서서히 움직인다
장중하고 위엄 있는 흐린 그림자도 길게 움직인다
검은 버스 안의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눈 맞추지 않는다
로스케를 만난 피난민처럼 기가 질린 표정으로 침묵한다
장의 행렬이 남긴 무거운 자취를 따라
유기견 한 마리가 퀭한 눈빛으로 허공을 훑어본다
저 눈빛, 헛것을 본 모양이다
헛것을 만난 목숨들은 기가 질려 있다
한 생애 땀 흘려 헛것을 따라다닌
지나간 목숨 하나만 평안히 누워 있다
아무 것도 아니군, 티끌만도 못하군
링컨콘티넨털 리무진에 누워 있는 헛것이 혼자 중얼거린다